본디는 왜 순식간에 떠오르고 졌을까?
"본디 해?"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본디(Bondee)가 한순간에 주목받았습니다. 친구들과 만나면 "본디 해?"라는 질문도 쉽게 받아보곤 했어요.
본디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사용자는 아바타를 만들어 본디의 가상공간에서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본디를 사용하면서 본디가 사로잡았다고 생각한 두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즐거움
-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본디를 살펴보면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처럼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꾸미는 것처럼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친구 공간에도 놀러가 메모를 남기기도 해요.
이 모든 과정을 아바타를 통해서, 본디라는 가상공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본디는 어떻게 사용하는 걸까
본디에 로그인해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홈화면은 스퀘어(square: 광장)이라고 부릅니다. 스퀘어는 말 그대로 '광장'을 의미하며, 나와 내 친구들의 아바타가 모여있고 이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스퀘어에서 나의 상태를 등록해 하트나 댓글을 통해 공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상태는 텍스트, 사진, 아바타의 이모션으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직접 텍스트나 사진을 입력하지 않아도 현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아바타의 이모션입니다. 이모션을 등록하다보면 밤에는 모든 아바타가 잠들어있고, 낮에는 모든 아바타가 일하고 있는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상태를 등록하지 않은 친구에게는 "뭐해?"라는 알림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본디가 순식간에 떠오를 수 있던 이유
1. 사용자의 감성과 니즈를 사로잡은 본디
10-20대 사이에서는 일상을 공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고 이미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과 같이 지금 이순간을 공유하는 서비스에 익숙해요. 그러나 때로는 내 일상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개된 공간에 기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예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이 불편할 때가 있어요. 본디는 이 지점을 잘 해결했습니다.
바로 아바타를 활용하는 겁니다. 나의 개성을 닮은 아바타를 세움으로써 선택의 범위를 줄여 직접 사진을 올리는 부담감과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부정적인 요인은 줄였지만 여전히 일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사용자를 사로잡았습니다.
2. 유행이 된 본디
본디에서 친구를 추가하지 않는다면 내 광장은 텅 비어 내 캐릭터만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어요. 본디를 제대로 사용하고 싶다면 친구가 본디를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바글바글한 광장은 내가 친구가 많다는 증거가 되어 뿌듯함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디는 최대 50명의 친구만 만들 수 있다."라는 제한이 오히려 내 광장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를 높이고 유대감을 느끼게 돼요. '인원 제한이 있지만 본디에 추가한 내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주는 거죠. 주변 친구들이 본디 안에서 장난치고 일상을 공유하는 걸 보면 나도 안할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지점이 본디가 쉽게 유행이 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본디가 순식간에 진 이유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결정적이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논란으로 인해 사용자가 대거 빠져 나간 이유는 뭘까요? 본디가 순식간에 떠오른 이유와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있습니다.
1. 너가 안 쓰면 나도 안 써
본디는 매일 일상을 공유하는 유대감이 중요한 친구들, 하지만 거르지 않은 일상을 공유하기는 부담스러운, 조심스러운 친구들이 모였는데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퍼지니까 한명이 빠지면서 우르르 나가게 됐어요. 본디는 같이 사용하는 친구가 없다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는 서비스에요. 내 친구가 사용하지 않다면 나도 사용할 이유가 없어지죠. 본디를 다같이 사용한 이유, 폐쇄성이 주는 유대감이 본디를 다같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되어버렸습니다.
2. 대체제
결국, 인스타그램이라는 대체제가 있어요. 일상을 공유하고 싶다는 욕구를 꼭 본디가 아니어도 해결할 수 있죠. 굳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있는 본디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졌어요.
마무리: 본디가 계속 되었다면?
시장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디도 아바타를 사용해서 가상세계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갖지만 그 안에서 경제 활동을 이룰 순 없기 때문에 메타버스라고 부르기는 부족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그럼에도 본디는 새로운 형태의 SNS로써 주목할만 했지만 성장이 순식간에 꺾여버려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도 해요. 아직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오기 전에 논란이 일었거든요.
본디가 계속해서 유행했다면 본디는 아마 사람들이 본디에서 느끼는 인정 욕구와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예시로 NFT를 활용해서 나만의 의상, 소품, 액션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어요. 본디는 사용자가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사용자가 선호하는 디자인 및 감성을 잘 반영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분명 배울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